추억의 직업, 염색소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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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직업, 염색소를 아시나요?
  • 문공주 기자
  • 승인 2013.04.1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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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서울염색소, 가장 오래된 염색소로 익산기네스 신청

6, 70년대 군복을 물들여 입던 시절 호황을 이뤘던 염색소가 이제는 추억의 직업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익산시 인화동 남부시장 한복거리 끝자락, 순국열사비 바로 옆에 이제는 익산의 마지막 재래식 염색소인 서울염색소가 있다. 해방직전부터 지금까지 70년의 역사를 이어가는 서울염색소는 비록 외관은 허름한 영세한 상가이지만 중년 이후 세대에게 연탄 화덕에 솥을 올려 천을 염색하는 모습을 옛 추억으로 되새기게 하며 오랜 시간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서울염색소가 처음 생긴 때는 해방되던 해이다. 당시에는 어머니가 하셨던 것을 아들(오상곤 씨)이 이어받아 지금까지 운영해왔다.
처음 염색소를 열었을 당시는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군용패션시대’라고 불릴 만큼 호황을 이뤘다. 물자가 부족했던 시절, 전쟁 후 쏟아지는 미군 군복을 다른 색깔로 바꿔가며 옷을 해 입었다. 또 미군 모직담요를 물들여 코트로 만들고 군복에 검정물을 들여 고쳐 입으며 멋을 부리기 위해 많은 이들이 염색소를 들락거렸다.
5.16 이후 재건복과 함께 단추와 주머니가 많이 달린 옷이 유행해 염색소가 호황을 맞았다. 또 일반인들이 군복을 염색해 입는 것이 유행해 한때는 군복을 물들여 입으면 잡아가기도 했지만 염색을 맡기는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70년대, 80년대 초까지도 양장을 즐겨 입으며 천을 염색해 옷을 만들어 입던 시절로 염색소 역시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2000년대를 들어서며 기계화, 자동화로 값싼 기성복이 대세를 이루며 서서히 염색소도 쇠퇴해갔다. 같은 골목에 있던 염색 가게들도 하나둘씩 사라지고 언제부턴가 그 거리를 서울염색소 혼자 외로이 지켜오게 되었다.
지금도 충분히 염색일을 할 수 있어 간판을 내리지 않고 가게문을 열고 있지만, 이제는 일감이 없어 폐업 아닌 폐업상태로 남아있다. 작년 4.4만세운동 기념일날 모 방송국의 촬영 협조를 위해 일한 것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남부시장 70년간 자리를 지키며 전통 염색을 보전해오던 역사가 이제는 아득한 추억으로 사라져 가려는 찰나, 서울염색소는 최근 익산시가 진행 중인 ‘익산 기네스 시민공모’에 가장 오래된 염색소로 응모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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