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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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 문공주 기자
  • 승인 2013.06.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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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곳곳에는 수백 년 동안 동네 어귀에서 마을사람들을 수호해왔던 나무들이 있다.
저마다 늠름하고 의미 있는 익산의 수호나무들이 최고의 보호수로 우열을 가리기 위해 익산기네스에 도전했다.

# ‘망모당 곁 부자유친 정 닮은 장중은행나무’

- 은행나무가 꾸지뽕, 대나무, 담쟁이를 자식처럼 키우네
암반위에 뿌리를 내리고 수백 년 동안 자라온 은행나무가 여러 가지 나무를 자식처럼 품에 키워 화제가 되고 있다. 서로 다른 4종류의 나무가 한 몸을 이루며 서식하고 있는 이 나무는 익산시 왕궁면 광암리 장중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이 은행나무에는 나무 중간에 대나무가 자라고 있고 나무 몸통 안에는 꾸지뽕나무와 담쟁이가 숲을 이루며 한 몸을 이루고 있으며 수령은 300여년을 훌쩍 넘었다.
보통 수백 년 된 나무들은 아름드리 풍성한 나뭇가지를 자랑하지만 이 나무는 약간 호리호리한 형상이 특징이다. 오랜 풍파를 견뎌온 것을 알리듯 옆으로 자라야할 커다란 가지들은 번개를 맞아 사라졌고 가운데에 자식나무들을 키워가며 크다보니 나무둘레 5m에 길이가 20m는 족히 돼 키가 큰 수나무다.
나무 중간부분에는 꾸지뽕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자꾸 새롭게 가지가 퍼져나가며 커가고 있다. 4m 가량의 높은 상단부에서 커나가는 대나무의 경우는 뿌리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또한 은행나무 중간부분에 자리한 담쟁이 또한 나ant가지를 타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는데 이들 4가지 나무가 무성한 여름에서 가을까지의 모습은 형형색색의 진풍경을 이루고 있다. 현재는 수풀로 덮여져 있지만 나무주변 전체가 커다란 암반으로 이뤄져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이 은행나무 앞에 서면 바로 코앞에 망모당이 보인다. 망모당은 조선 선조 때의 문인 표옹 송영구가 1607년(선조 40년)에 아버지를 여의고 지었다. 원래 송영구가 은거하던 집 후원 구릉에 이 누당을 짓고 이곳에서 멀리 동쪽 우산에 있는 누대선영(累代先塋)을 망모하였다고 해 이름은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편액은 중국 사신 주지번의 친필을 현각한 것이다. 주지번과 송영구는 사제간이었다고 전해진 것으로 1979년 12월 27일 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90호로 지정되었다.
왕궁면 장중마을 양운승 씨(64)는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도 지금의 모습과 똑같았다고 말씀하셨다”며 “꼭 부모와 자식 간의 정이 두터운 것을 느낄 수 있는 망모당처럼 나무가 꼭 부모 자식 간 정처럼 오손도손 정답게 긴 세월을 지내오는 듯하다”고 말한다. 양 씨는 “과거 이곳을 다녀간 대학교수의 말에 따르면 원래 이 나무의 어머니 겪인 더 큰 은행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가 새롭게 가지를 내려 지금의 나무로 자라고, 어미나무는 사라진 거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은행나무 뒤쪽으로 이어진 곳에는 100여 명이 앉아 놀 수 있는 넓은 마당바위가 있다. 양 씨 말에 따르면 마당바위 일대가 다 암반이어서 1960년대 일본에서 돌을 가져가기 위해 화약까지 다 준비했는데 마을 사람들이 결사반대해 막아낸 적이 있다고 한다. 한때 이 바위에서 고추 같은 농산물을 건조하는 등 마을 공동으로 사용했으나 지금은 산 아래 토사들이 수십 년에 걸쳐 내려오다 보니 이제는 흔적만 남은 상태다.

# 망성마을 하발어귀 소나무, 6.25때도 피해없이 지켜줘
익산시 망성면 어량리 하발마을에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있다. 이 두 그루의 소나무는  1994년 8월 익산시 보호수로 지정된 이 두 그루의 소나무는 300여년 이상 된 정자목으로 높이 8m, 둘레 2.1m에 달하는 나무다.
마을 사람들은 6·25전쟁 때 다른 마을은 피해가 컸는데 하발마을만은 소나무가 수호신이 되어 지켜줘 큰 피해가 없다고 믿고 소중히 나무를 가꾸고 있다.
특히 망성면민들은 보호수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면민들은 400년 동안 고장을 지켜졌던 망성면 신작리의 천연기념물 제188호였던 곰솔을 지난해 베어내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곰솔은 지난 2007년 벼락을 맞았고 그간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했던 곰솔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끝내 앙상한 나뭇가지로 고사돼 마을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 고사를 지낸 후 철거해 현재는 수목보존처리와 토막처리를 해 문화재청 천연기념물센터, 익산 관내 도서관, 망성면사무소, 곰솔 공원에 나눠 보존하고 있다.
망성면 사람들은 “곰솔과 같은 일이 없도록 앞으로 더욱 마을의 보호수를 소중하게 가꿔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 마을의 길흉을 점쳐주는 가장 오래된 보호수, 구룡마을 느티나무
국내 최대 규모 대나무 숲이 있는 익산시 금마면 신용리 구룡마을 어귀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켜주고 있다. 수령이 약 500년이고 가슴높이 둘레가 406cm인 느티나무 보호수로 익산시에서 가장 오래된 보호수다.
오랜 세월동안 마을사람들을 포함해 구룡마을 주민들에게 많은 평온함을 전해주는 느티나무 아래에는 평상마루가 있어 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나그네들에게도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따르면 나뭇잎이 고르게 피면 그 해는 풍년이 든다고 한다. 또 밑 부분이 먼저 피고 윗부분이 늦게 피면 지대가 높은 농경지가 폐경이 되고 윗부분이 늦게 피면 흉년, 또 나뭇잎이 반만 피고 반이 피지 않으면 이듬해 새해가 좋지 않다는 설이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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