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식물에게 새 생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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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식물에게 새 생명을!
  • 문공주 기자
  • 승인 2013.06.12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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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농업기술센터 ‘식물병원’에 가다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봄바람을 타고 살살 기지개를 편다. 이맘때면 집안 가득 화사한 봄을 초대하고 싶어진다. 가장 쉬운 방법은 파릇한 생명을 입양하는 것, 하지만 기온이 상승하면서 겨울잠을 자던 곤충이나 병원균도 서서히 활동을 시작하므로 식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익산시 농업기술센터(소장 박내현)는 식물 관리나 병해충 치료에 어려움을 느끼는 시민을 위해 지난 2001년부터 13년간 ‘식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용하다는 소문이 퍼지며 매년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 식물병원에서는 지난해에만 800점의 식물이 치료를 통해 새 생명을 찾았다. 종류별로는 관엽류, 난류, 분재류 등이 많았고, 아파트 거주 도시민이 주를 이뤘다.

# 병실이야? 정원이야?

농업기술센터 건물 뒤편에는 꽃이 무더기무더기 핀 유리온실, 일명 식물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병원’이란 단어 때문에 차갑고 쨍한 분위기가 느껴질 것 같지만 온실 안은 더없이 아늑하고 포근하다. 줄지어 선 화분들은 봄을 시샘하듯 앞 다투어 싱그러움을 발산한다.
250㎡ 규모의 화훼류 식물병원은 온실 안에 치료실 및 회복실을 확보하고 병해충을 감별할 수 있는 기자재와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 또한 천여 개의 화분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과 일정한 온도 유지 시스템까지 갖춰 식물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2명의 전문 치료요원들은 시민이 의뢰한 식물들을 하나하나 살핀 후 병을 진단하고 증상에 따라 각종 비료와 영양제, 약품 등을 통해 무료로 맞춤형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분갈이 및 영양제 시비 등 간단한 경우는 당일 바로 치료되며, 병해충, 생리장애 등 피해가 심한 경우는 진단·처방·치료 후 회복 될 때까지 수개월간 장기입원을 통해 특별 관리되는데, 올해는 약 150여점의 식물들이 이곳에서 겨울을 보냈다.
그윽한 꽃향기와 산 것들이 주는 마음의 여유 때문일까?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은 가끔 이곳을 찾아 일의 고단함을 잊는다. 복잡한 업무 이야기도 온실 속에서 주고받는다. 식물에게만 털어놓는 이야기, 꽃만 엿듣는 이야기가 있으니 ‘비밀 정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 우직한 ‘명의’가 있다

화훼류 식물병원에는 13년간 식물 치료를 도맡아온 명의가 있다. 익산시 농업기술센터 연구개발과 김병현 주무관이 그 주인공. 김 주무관은 동료들 사이엔 일명 ‘국화박사’, ‘식물박사’로 통한다.
1997년부터 농업기술센터에서 17년 동안 근무했으며, 식물병원 운영 외에도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 전시용 국화 재배와 국화사랑연구모임 ‘국사모’의 분재 국화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화훼재배’ 자격증을 보유한 화훼전문가이지만, 그의 취미는 식물 키우기와는 거리가 멀다. 업무적으로 많은 식물을 보고 기르다 보니 실제로는 정적인 것보단 활동적인 운동을 즐긴단다.
김 주무관에게 병들지 않고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을 넌지시 묻자 의외로 간단한 원리를 설명한다.
“식물을 집에 가져오면 물을 많이 주면 잘 살겠지 하고 키우는데,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물을 흠뻑 줘야하는 식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식물도 있고,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식물도 있어요.” 그는 식물을 잘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그 식물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식물병원을 이용하려면
식물병원은 3월부터 12월까지 익산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진단이나 처방에 그치지 않고 치료 후 관리와 분갈이, 병해충 방제 방법까지 일러주니 식물을 처음 키우는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용을 원하는 시민은 직접 농업기술센터에 방문 접수하면 되며, 방문이 어려운 경우에는 전화상담을 통해 적정 치료법을 상담 받을 수도 있다. 상담 및 문의는 농업기술센터 연구개발과(☎859-4978)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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