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자유.풍요로운 군산 구불길, 고군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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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자유.풍요로운 군산 구불길, 고군산길
  • 김재복 기자
  • 승인 2013.08.0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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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고군산군도에 군산 구불 8길인 고군산길이 있다.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어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여유?자유?풍요를 느낄 수 있는 길,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길, 군산 고군산길을 찾았다.

군산 앞바다에 떠 있는 60여 개의 섬, 고군산군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비경이다.
그 유명세에 비해 아직은 소박하기도 하거니와 깨끗한 환경을 지니고 있어 여름 여행지로 이보다 좋은 곳도 없지 싶다.
고군산군도 63개의 섬 중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는 16개, 그 중심에 선유도가 있다.
선유도까지 매일 수차례 쾌속선이 오고가는 까닭에 선유도를 비롯한 무녀도와 장자도가 고군산군도 여행의 시작이 된다. 또 이들 섬이 서로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 섬 여행의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선유도, 무녀도, 장자도 일원으로 연결된 고군산길은 3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선유2구 선착장을 기준으로 첫 번째 코스는 명사십리 선유도해수욕장을 중간점으로 해서 망주봉과 선유3구 남악산 능선을 따라 걷는 길로, 선녀봉, 하트모양 해수욕장과 고군산군도 일원을 조망할 수 있는 명소이다.
두 번째 코스는 해수욕장에서 선유1구~선유봉~장자도~대장도로 이어지며 또 다른 고군산군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코스는 무녀도의 무녀봉과 무녀염전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독특한 풍경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명소이다.
코스 별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지만, 곳곳에서 발길을 붙잡는 비경 때문에 당일치기 여행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군산외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1시간 정도 들어가면 선유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해마다 해수욕장 개장시기에 맞춰 특별한 행사가 열리는 특설무대를 지나면 선유도해수욕장에 다다른다.
선유도해수욕장은 고운 모래가 십리에 걸쳐 있다고 해서 ‘명사십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물이 들어왔을 때는 물놀이를, 물이 빠져나가면 갯벌체험이 가능하다.
반짝이는 고운 모래를 왼편에 두고 걷다보면 망주봉(104.5m)이 보인다.
망주봉(望主峰)이라는 이름은 옛날 이곳 선유도에 유배된 충신이 매일 산봉우리에 올라 북쪽의 한양에 계신 임금을 그리워하여 붙은 명칭이라고 하는데 망주봉 바위에는 당시 충신의 발자국이 남아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 망주봉에는 유교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충신의 이야기보다는 더욱 신비롭고 애절한 전설이 전하는데 그 이야기가 바로 천년 임금을 기다리다 굳어져 바위가 되었다는 부부 이야기이다.
망주봉의 큰 봉우리는 남편, 또 하나의 작은 바위는 아내라고 한다.
여름에 큰 비가 내리면 망주봉에서 7~8개의 물줄기가 폭포같이 떨어지는데 이 모습이 장관이어서 망주 폭포를 선유8경 중 하나로 꼽는다고 한다.
망주봉 앞 조그만 섬은 솔 섬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 널찍한 길을 오르면 계단이 설치된 등산로가 나오는데 20분정도 오르면 대봉전망대에 도착, 망주봉과 해수욕장이 어우러진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전망대를 지나 바닷가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몽돌해수욕장이다.
몽돌해수욕장은 100m 남짓한 자갈 해수욕장으로 오랜 시간 거친 파도에 씻겨 동글동글해진 검은 돌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고군산 길의 두 번째, 세 번째 코스도 고군산군도 곳곳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전설이 깃든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코스다.

큰 인물 많이 나는 섬 장자도

선유도에서 장자대교를 통해 이어진 장자도는 원래 가재미와 장재미를 합하여 장자도라 불렀다고 한다.
장자도는 천연적인 대피항으로 유명해 6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가장 풍요로운 섬으로서 고군산열도를 대표하는 섬이었다.
장자도는 섬의 동쪽 해안과 남쪽 해안은 해식애가 발달했으며, 섬 전체가 암석 구릉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장자도를 풍수지리적 입장에서 보면 뛰는 말 앞의 커다란 먹이그릇처럼 장자봉이 우뚝 솟아있는 형국으로 눈앞의 선유도가 그 맥을 감싸 안고 있어 큰 인재가 많이 나오는 곳이라고 하는데 이 조그만 섬에서 국회의원과 시장을 지낸 분이 나왔다.
다리를 건너며 보이는 섬의 서쪽 바닷가에는 우뚝 솟은 사자모양 바위가 있어 일명 사자바위라고 불리는데 이 사자바위는 서해를 바라보는 형태를 하고 있어 먼 바다로부터 오는 액운에게서 장자도를 지켜준다고 믿고 있다.

장자할매 바위의 사연
대장도 대장봉(142.8m) 8부 능선에는 마을의 안녕과 만선을 기원하는 전설이 담긴 ‘할매바위’가 있다. /옛날 장자섬에 선비 한사람이 부인과 아들 하나를 두고 살았는데 어느 해 선비가 서울로 과거를 보러 떠나자 매일 그 부인이 장자봉에 올라가 남편의 금의환향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장원급제하여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는 아들을 등에 업은 채 산마루로 달려 올라가 남편이 타고 오는 배가 도착하기를 기다렸지만 남편은 과거에 급제하지도 못했고 더구나 그간 새부인을 얻어 애들까지 낳아서 데리고 왔던 것이다.
그것을 보고 크게 상심하여 돌아서는 순간 등에 업힌 아이가 힘을 쓰는 바람에 선채로 돌로 변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민족의 오랜 풍습 초분
장자도로 들어가는 장자대교를 지나면 초분공원이 나온다.
초분이란 섬이나 해안지방에서 내려오는 전통의 장례 풍속인데 섬 주민들은 상이 났을 경우 조상이 묻혀 있는 땅에 생(날)송장을 묻을 수 없다는 믿음과 함께 정월에는 사람이 죽어도 땅을 파지 않는다는 전래의 풍습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초분을 한 후 2~3년이 흘러서 시신이 육탈을 하고 뼈만 남으면 그때 뼈만 골라 이장을 하는데 이때 시신의 뼈 중 하나라도 없으면 영원히 매장을 하지 못하고 초분으로 남겨졌다고 한다.

무녀도
선유도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난 선유대교를 건너면 무녀도이다.
이곳은 갯벌과 염전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무녀도라는 이름은 여인네가 없는 섬이라는 뜻인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름에서의 무자는 없을 무(無)가 아닌 무녀무(巫)자를 쓴다.
즉 이 산의 주산인 무녀봉 앞에 장구 모양의 장구섬과 그 옆에 술잔모양의 섬이 있어 마치 무당이 굿을 할 때 너울너울 춤을 추는 모습과 같다하여 무녀도(巫女島)라 부른 것이다.
무녀도는 서드이(1구)와 모개미(2구)로 나뉘어 지는데 ‘서드이’라는 명칭이 무녀도의 본래 명칭이라고 하는데 그 뜻은 “열심히 서둘러 일해야 살 수 있다”는 뜻의 지명이라고 한다. ‘서둘러’사는 섬이라는 뜻처럼 무녀도는 해태양식을 많이 하는 부지런한 섬이고 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염전은 주민들의 소중한 소득원이었다.

무녀염전
무녀도가 한때 최고의 번성기를 보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던 완양염전은 작고한 군산 출신의 최현칠 옹이 1951년에 300여 명의 인부들과 함께 1년간 방조제를 쌓아 총 16만평의 간척지를 만들었다.
1961년 12월 염전매법이 폐지되고1962년 1월 1일부터 염전사업이 완전 민영화되자 염전사업을 시작한 곳으로 당시 군산에는 8개소의 염전이 있었는데 섬 중에서는 이곳 완양염전의 규모가 큰 편이었다고 한다.
과거 번성했던 염전은 현재는 그 흔적만 남아 있다.
선유도, 장자도, 무녀도는 지금은 섬이지만, 앞섬 신시도까지 새만금방조제가 이어지고 신시도와 무녀도 사이에 다리가 놓일 예정으로, 배를 타지 않고도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곳이 된다.
이제 곧 육지가 될 운명이지만 아름다운 섬의 정취는 영원하기를 바라며 선유도, 장자도, 무녀도의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을 가슴에 가득 담고 나온다.
선유도에 가려면 군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선유도행 여객선을 이용하면 된다.
여객선은 아침 9시를 시작으로 1시간~2시간 간격으로 총 5회 운항하는데 성수기에는 추가로 운항된다.
쾌속선은 1시간, 고속선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여객선 운항 시간은 기상 사정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으니, 운항 일정을 확인 후에 여행 일정을 잡도록 해야 한다.
여객선 운항 문의(군산 연안여객선터미널 ☎063-472-2711~2, 월명여객선 ☎063-462-4000, 한림해운 ☎063-461-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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