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도 살인이다, 박근혜 정부 살인의 생각을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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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도 살인이다, 박근혜 정부 살인의 생각을 멈춰야
  • 조병현
  • 승인 2013.09.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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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를 알고 싶으면 먼저 지난 일을 살펴보라(慾知未來 先察已然)’라는 말이 있다.(명심보감) 현재의 일이 과거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 논제는 특별히 증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좁게는 개인의 인생사에서부터 넓게는 세계의 역사에서 이미 충분히 증명된 것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임진왜란 당시 우리가 많은 피해를 입었던 것은 전쟁대비의 경고를 무시했기 때문이었다. 긴 시간의 군부독재는 이 나라의 젊은 청춘들이 민주화의 이름으로 산화되는 원인이 됐고, 짧은 시간에 이룬 경제발전과 개발은 사회 불균형과 일부 국민들의 도덕적 해이를 낳았다. 이로 보건대 지난 일을 살펴보고 그에 따라 미래를 짐작한다고 해도 그 결과가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박대통령 지난일 돌아보기
 지난 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은 대권후보시절 사형제도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고 그 후에도 같은 의견을 나타낸바 있다. 우리는 후보의 이런 인식과 상관없이 그녀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아마도 국민들에겐 한 사람의 생사여탈의 문제보다는 다른 문제가 선택의 더 큰 기준이 됐나보다. 아무튼 그리고 약 1년의 세월이 지났다. 사형수들은 박대통령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지 생사를 달리 할 수 있는 지경에 놓여있다. 어쩌면 사회적으로 크나큰 범죄가 발생하면,-특히 아동성범죄, 연쇄살인 같은-참모들은 여론을 잠재우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보라는 듯이 관련 사형수들 몇 사람은 사형에 처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내고, 평소에도 사형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박대통령이 기어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생각하기도 싶지 않을 만큼 끔찍하지만 대한민국은 다시 공식살인이 자행되는 니라가 되는 것이다.

 ■박대통령과 박대통령

 ‘황금의 제국’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어느 가난했던 청년이 사업가로 성공해 나가는 과정과  성공한 이후 그 사업을 지키기 위해 그 속에서 일어나는 암투를 그리고 있다. 사업을 이어 받은 딸이 위기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아버지는 이럴 때 이렇게 하셨어요’, ‘아버지께서 하는 것을 봤어요’다. 또 아버지는 딸에게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고 넘겨야(권모술수 포함) 하는지를 가르쳤다. 그 딸은 아버지에게서 배운 대로 합법을 가장한 탈법은 물론 심지어는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사업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박정희 대통령, 온 나라가 독재와 부패로 만연해 있을 때 젊은이들과 국민들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피를 흘렸던 4·19혁명을 이듬해 5·16군사쿠데타로 무산시켰고 재임기간 동안엔 10월유신과 잇따르는 긴급조치, 경제개발논리 등으로 민주화를 너무나 멀리 후퇴시켰다. 박근혜 대통령, 1974년 8월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어머니를 잃은 후 박대통령의 맏딸로서 수 년 동안 영부인의 역할을 하면서 아버지의 영향아래 놓였었다. 유신독재에 희생된 인혁당 사건도 그 때에 벌어졌던 일이다. 박대통령이 박대통령에게서 과연 무엇을 배웠을까, 국민들은 지금 그것이 알고 싶다.

 ■사형도 살인이다
 옛날엔 아프리카나 남미의 밀림 오지에는 식인종이 있었다고 한다. 인육을 먹는 데는 생존을 위한 방편이 하나요, 동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은 적으로 간주됐고 적에게 공포를 주기 위한 방편이 또 하나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도 어떤 이유에서든지(식인이 좋지 않은 것임을 스스로 알게 됐거나 현대 문명의 전파(?)) 식인종들이 없어졌거나 식인풍습도 사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무튼 식인풍습은 현대인들에겐 경악할 일임엔 틀림없다.
 이런 경악할 일은 현대인들에게도 있다. 바로 사형제도다. 인간은 스스로 규범을 정하고 시대에 따라 어느 특정규범을 어기면 사람을 죽여 버리자는 조항을 만들어 놓고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을 죽여 왔다. 식인종은 배고프면 본능과 규정에 따라 사람(적)을 먹었고, 현대인은 규정에 따라 사람을 죽였다. 다만 그저 그 시신을 먹지 않았을 뿐.
 살인과 사형제도는 인류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함무라비 법전, 8조금법, 성경에도 살인과 사형제도가 언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해당하는 살인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법령이 범죄를 막는 것은 아니므로 이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사람이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일은 사람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과 더욱이 사법부의 오판 가능성이 늘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형은 아무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1973년 이후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무죄를 증명하는 증거가 나타나 석방된 사람이 무려 130명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사형집행으로 국가가 배상한 일이 한 두 건이 아니다. 사법부의 오판가능성은 늘 있고, 독재자의 눈먼 칼이 춤추는 때도 아닌데 굳이 정부가 살인을 자행할 필요가 있을까?  박근혜 정부가 혹시라도 살인의 생각을 하고 있다면 즉시 멈춰야 한다. 지금은 식인종도 식인을 멈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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