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10일까지 전북전주-무주 일원에서 열린 제3회 세계 태권도 문화 엑스포 개막식 식후행사에서 임실필봉 농악단이 공연행사를 펼치고 있다./박정호 기자
참고: 임실필봉농악[任實筆峯農樂]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면 필봉리에 전승되고 있는 농악. 중요 무형문화재 제11-마호. 호남좌도 농악의 하나로 곡성농악(谷城農樂), 남원금지농악(南原金池農樂)과 함께 남원 상쇠 전판이(田板伊) 계보에 속한다. 필봉마을에는 예로부터 당산굿·마당밟이 정도의 단순한 농악이 전승되어 왔는데 오늘날과 같은 높은 수준의 농악을 보유하게 된 것은 1920년경에 상쇠 박학삼을 마을로 초빙하여 그의 농악을 배우면서부터라고 한다. 필봉농악대는 큰 기 1, 영기(令旗) 2, 나발 1, 대포수(大砲手) 1, 창부(倡夫) 1, 조리중 1, 양반 1, 각시 1, 무동(舞童) 2, 농구 1, 화동(花童) 1, 쇠 3, 징 2, 장구 3∼5, 북 2, 벅구 7∼15 등 40여 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농악의 종류로는 섣달 그믐날 벽사진경(陽邪進慶)을 위한 ‘매굿’, 정월 초사흘이 지나 각 가구의 축원안택(祝願安宅)을 위하여 집집이 돌며 치는 ‘마당밟이’, 정월 아흐렛날 밤에 당목(堂木) 앞에서 올리는 ‘당산제(堂山祭)’, 대보름날 노디(징검다리)에 금줄을 감아 놓고 치는 ‘노디고사굿’, 역시 대보름날의 ‘찰밥걷기농악’, 대보름이 지난 뒤 마을의 공공기금 마련을 목적으로 다른 마을에 가서 치는 ‘걸궁굿(걸립굿)’이 있다. 또한 여름철 만두레(세벌 김매기) 때의 ‘두레굿’, 그리고 ‘마당밟이’·‘걸궁굿’ 등 규모가 큰 농악을 친 후 마지막날 밤에 판을 벌이고 기량을 보여주는 ‘판굿’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판굿’은 가장 예술성이 뛰어난 것으로 채굿(오채→일채→이채→삼채→사채→육채→칠채)→호허굿→풍류굿→삼방진→머지기→가진영산→노래굿→춤굿(돌굿)→수박(手拍)치기→등지기→군영놀이→도둑재비→탈머리의 순서로 진행된다. 판굿에 쓰이는 가락에는 혼합박자로 오채질굿·참굿·호허굿가락 등이 있고, 3분박 느린 4박자로 질굿·느린 풍류·벙어리삼채가락 등이 있으며, 3분박 보통 빠른 3박자로 갠지갱·차진호허굿·가진영산·재능기영산·반풍류·느린 삼채가락 등이 있다. 또 3분박 빠른 4박자로 일채·이채·사채·육채·칠채·두마치·된삼채·다드래기영산가락 등이 있고, 2분박 빠른 4박자로 휘모리·짝드름가락 등이 있다. 필봉농악대는 징과 북의 수가 적고 잡색(雜色)이 두루 잘 갖추어져 있으며, 개개인의 기교보다도 단체의 협화(協和)와 단결을 중시한다. 쇠가락의 맺고 끊음이 분명하며 가락이 힘차고 씩씩하다. 또 채굿과 짝드름, 영산가락이 발달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모두 호남좌도 농악이 가진 일반적인 특징에 해당한다. 필봉농악의 특징은 농악수들 모두가 상모를 쓰지 않고 쇠잡이만 쓰며 나머지는 고깔을 쓴다는 점, 판굿 속에 수박치기가 있다는 점, 군영놀이·도둑재비·탈머리의 진행방식에 독특함이 있다는 점, 그리고 영산가락이 가진영산·재능기영산·군영놀이영산·다드래기영산·머지기영산 등으로 매우 세분화되어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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