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상 한글왜곡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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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상 한글왜곡 심각
  • 윤복진 기자
  • 승인 2013.10.0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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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나’(짜증난다), ‘냉무’(내용이 없다), ‘ㅋㄷㅋㄷ’(키득키득), ‘ㄱㅅㄱㅅ’(감사합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문자서비스가 보편화 되면서 한글과 이상한 문자들을 혼합한 속칭 ‘외계어’ 용어들이 급속히 퍼지는 등 한글파괴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히 기성세대들은 도저히 해독할 수 없는 암호문 수준의 이같은 인터넷 신조어들로 인해 9일 567돌을 맞은 한글날을 무색케 하고 있다.
90년대초 무선호출기(삐삐)로 ‘1004(천사)’, ‘79(친구)’ 등 숫자언어를 보내는 것에서 시작됐던 통신언어가 문자메시지 전송이 가능한 휴대전화가 등장하고 인터넷을 통한 메신저, 쪽지 사용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메시지 입력을 빨리 하기 위해 단어나 문장을 줄여쓰는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맞춤법과 문법을 무시한채 의미만 전달되면 된다는 식으로 단어나 문장을 제멋대로 표기하는가 하면 특정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더욱이 ‘시러’(싫어), ‘마자’(맞아), ‘사랑하눈’(사랑하는), ‘띰띰하다’(심심하다) 등은 연음해서 쓰거나 된소리로 적은 인터넷 용어의 경우 맞춤법을 무시하고 소리나는 대로 적는 표현도 만연해 있다.
또한 ‘안습하다’(안구에 습기차다 준말로 감동적이다), ‘껌이냐’(무시하냐), ‘뽀대난다’(멋있다), ‘조낸’(매우의 뜻인 비속어에서 변형) 등 인터넷 상에서 무비판적으로 사용되는 비속어와 은어도 한글 왜곡을 부추기는 표현들이다.
이러한 네티즌들의 언어는 보다 빠르고 친근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긍정적 측면도 가지고 있으며 꾸벅이나 후다닥 등 통신상에서 보여줄 수 없는 행동이나 태도를 간접적으로 표현해주는 용어도 많아 새로운 말 생성이나 우리말의 어휘를 풍부하게 해준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에서 마치 공식 언어처럼 쓰이는 파괴된 우리말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속화하는 인터넷 언어파괴 현상은 한글오염 수준을 넘어 문화 파괴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년동안 이러한 현상이 방치돼 온 사이 처음 한글을 깨우치는 초등학생들이 부정확한 맞춤법에 그대로 적응하거나 심지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맞춤법 경시풍조까지 확산되는 등 문제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도내 S초등학교 5학년 담임 백모(34·여)교사는 “고학년에서도 정확한 맞춤법을 구사하는 아이가 전체 인원의 절반 이하” 라며 “문제를 지적하면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까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인터넷에서 보이는 축약형 표현과 외래어 등은 미디어 변화에 따라 나타난 일종의 문화적 현상인 만큼 교육 현장에서 순화운동이나 캠페인 등을 통해 네티즌이나 이용자들의 의식과 윤리를 각성시키는 방안 등 종합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읍을 모았다./윤복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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