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뜸촌 비결은? 자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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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촌 비결은? 자연+사람
  • 문공주 기자
  • 승인 2013.12.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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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급 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산들강웅포마을에 가다

- 아름다운 경관, 지역자원 활용한 체험, 건강한 먹거리 모두 ‘으뜸’

금강 물줄기 따라 펼쳐지는 천혜의 풍경. 발길, 눈길마다 꿈틀대는 자연의 향. 푸근한 인심 흐르는 곳. 익산 산들강웅포 얘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전국 200여 농촌사업장을 대상으로 경관.서비스, 체험, 숙박, 음식 4개 부문에 대한 평가를 벌인 뒤 각 부문에 등급을 부여했다. 이 평가에서 익산 산들강웅포마을은 전 부문 1등급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6개 마을주민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전국적으로 모든 부문에서 1등급을 받은 곳은 8곳, 전라북도에선 산들강웅포마을이 유일했다.

# 주민역량강화와 소득증대, 두 마리 토끼 잡아
산들강웅포는 익산시 웅포면 맹산리, 고창리, 송천리 일원의 서산동, 동산동, 진소, 고창, 소마, 대마 6개 마을 주민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금강, 뒤로는 함라산, 옆으로는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어 이름 그대로 산, 들, 강이 어우러진 마을이다. 주민들은 친환경 쌀(약 80만㎡)과 유기농 블루베리(약 20만㎡)를 경작한다.
이곳은 지난 2008년부터 농식품부와 익산시에서 추진한 일반 농산어촌개발사업으로 문화복지시설 및 농촌관광시설 조성을 통해 체험휴양마을로 거듭났다. 무엇보다 농촌의 인접한 여러 개 마을을 묶어 권역단위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며 지역주민의 역량강화와 소득증대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잡고 있다.
올 2월에는 청소년들이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농어촌인성학교’로도 지정됐다. 농림수산식품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공동으로 지정하는 농어촌인성학교는 전국적으로 40여개 마을권역에서 운영 중이다.

# 벚꽃터널, 금강변자전거길... 아름다운 절경 뽐내
산들강웅포는 봄에는 송천과 진소, 신촌마을로 이어지는 벚꽃터널이 장관을 이루고 겨울에는 천년고찰 숭림사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절경을 뽐낸다. 곰개나루부터 성당포구까지 이어지는 금강변자전거길은 사계절 자전거족과 사진애호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산동마을은 광활한 갈대밭이 펼쳐져 있는 마을로 하우스와 축사가 없는 청정마을이다. 참빗을 만들던 진소마을은 블루베리를 경작해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웅포권역활성화센터가 있는 고창마을은 조선 초 국가와 지방의 곡식을 저장하는 창고-덕성창이 있던 곳으로 현재는 숙박과 교육을 위한 센터가 들어서 권역의 중심이 되고 있다. 특히, 덕성창 주춧돌이 남아있는 주춧돌길, 큰 맷돌이 있었던 메 가리 터,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정자인 순풍정은 고창마을의 옛 역사를 들춰보게 한다. 낡은 담장마다 익살맞게 그려진 풍속화 역시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산책의 묘미를 더한다.

# 산들강 없는 곳 있나요? 사람이 자원이죠
지난 월요일 웅포권역활성화센터엔 반가운 손님이 찾아들었다. 권역사업 새내기인 충북 괴산군 사리면 백마권역 주민 20여명이 선진지 견학을 위해 산들강웅포마을을 찾은 것. 관광차까지 대절해 모인 백마권역 주민들은 센터 곳곳을 둘러본 뒤 블루베리 호떡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자 여러분, 이 색깔이 나올 때까지 바삭하게 지져줘야 돼요~ 양쪽이 다 보라색 그대로면 배가 아야해요” 6개 마을 부녀회장인 이주옥 씨는 블루베리 호떡 만들기에 앞서 주의할 점을 설명했다. ‘체험 전 준비물을 챙길 것, 불을 사용하는 만큼 화상에 주의할 것, 체험의 목적과 목표를 명확하게 설명할 것’ 등이었다.
“일반농사와 유기농 농사의 차이점이 뭔 줄 아세요? 일반농사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해 이쁘고 잘 크지만 유기농은 달라요. 자연 속에 있는 걸 그대로 끄집어 오는 게 유기농사가 아닌가 싶어요. 산들강웅포는 주변이 친환경 유기농단지에요. 그래서 이곳 쌀은 한 가마니에 30만원이 넘게 팔립니다. 블루베리도 약을 일절 안 쓰고요. 약만 안 쓰는 게 아니라 땅에도 농약성분이 없지요. 예쁘고 잘 크지는 않지만 오시는 분들은 그게 좋은 거라고 비싼 값을 주고 사가시더라고요. 똑같이 농사를 짓는데 이왕이면 품격을 높이는 게 좋겠죠. 그게 여러분이 하셔야 할 일이에요.”
이 씨는 블루베리 효능에 대한 설명도 놓치지 않았다. “블루베리에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항산화 능력이 탁월하고 눈 건강과 뇌세포 노화예방에도 좋아요. 블루베리로 호떡을 만드는 게 단순한 체험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먹는 블루베리가 유기농이라는 것, 어디에 좋은지를 알고 먹으면 맛 또한 달라지겠죠?”
아울러 전국적으로 산들강 없는 마을이 어딨겠냐며 ‘사람’이 가장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위원장과 부녀회장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마을만들기 사업공동체는 마을주민의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씨의 말을 경청한 백마권역 주민들은 본격적으로 블루베리 호떡만들기를 시작했다. 잘 갈은 블루베리 생과에 이스트와 밀가루를 넣고 동글동글 빚어내 프라이팬에 올리니 보랏빛 반죽이 노릇노릇 익기 시작했다. “잘 좀 해봐유~” “터진 게 더 맛있어유”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보다 더 고소한 호떡 향이 체험관을 가득 채웠다.
호떡을 맛 본 이선숙(58) 씨는 “블루베리 특유의 향이 나는 거 같아요~ 머리털 나고 블루베리 호떡은 첨이네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겉은 바삭, 속은 쫄깃한 식감이 다들 압도적이란 반응이었다. 블루베리 호떡만들기는 산들강웅포마을의 대표 체험으로 이 외에도 금강생태탐방, 강둑길 자전거타기, 블루베리 따기, 눈썰매, 나비골프 등 총 19종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호떡도 맛있지만 산들강웅포를 찾는 이들이 제일 감동하는 것은 푸짐한 시골밥상이다. 금강이 선사한 민물고기와 들판에 지천인 각종 나물이 밥상을 풍성하게 해준다. 쌀뜨물에 된장 풀어 국을 끓이고, 마른 콩깍지를 태워 불을 조절한 가마솥에선 친환경 유기농 쌀로 고슬고슬 밥을 지어낸다. 이렇게 만든 산들강영양식은 1인 7천원~1만원이다. 숙박은 2인실, 5~7인실, 10~15인실이 있으며 샤워장, 화장실, 공동식당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 언제, 어떻게 가볼까...
산들강웅포마을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단체 15인 이상이어야 진행되는데 가족 단위 체험 은 블루베리 묘목 꺽꽂이(2~4월), 화분에 옮겨심기(6~7월) 등이고, 블루베리 따기와 활용 음식 만들기 체험은 별도 문의하면 된다. 볕 좋은 날엔 군산~강경에 이르는 금강변 자전거길을 신나게 달려보는 것도 좋다. 거리는 38km. 곰개나루(웅포)구간 자전거길은 안전행정부의 휴가철 가볼만한 매력적인 국토종주자전거길 코스 20선 중 한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산품은 울금과 블루베리, 청국장, 개똥쑥, 친환경 쌀, 건나물 등이며, 주변 관광지로는 입점리고분, 숭림사, 최북단차밭, 웅포문화체육센터 등이 있다.
아울러 오는 31일에는 금강변 곰개나루에서 ‘해넘이축제’가 열린다. 소망 풍등날리기와 연 날리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과 한 해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노래자랑, 해넘이사진전도 함께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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