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법 강행처리 저지를 위해 나흘째 단식 투쟁을 이어오던 정 대표는 이날 낮 12시40분께 약간 야윈 모습으로 당 대표실을 나와 본회의장 입구 로텐더홀로 향했다.
정 대표가 로텐더홀에 도착하자 한나라당과 김 의장의 진입 저지를 위해 연좌 농성을 벌이던 민주당 의원들의 격려·지지 박수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정 대표는 당 의원 및 보좌진들의 앞에 서 "다시 한번 국회가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며 국민들에 대한 사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김 의장에 "김형오 의장은 대한민국 국회의 의장이다. 한나라당의 의장도, 이명박 정권만의 의장도 아니다"며 "국민 모두를 위해 일해 주기를 바란다.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김 의장이 스스로 말했듯 언론악법은 민생법도 아니고 시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법도 아니다"며 "많은 국민들이 민주주의 후퇴를 걱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권상정으로 강행 처리해야 할 법이라고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가 난장판이 되고, 지울 수 없는 분쟁의 장이 된다면 김 의장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이 사태를 막을 유일한 권한을 가진 의장이기에 다시 한 번 (철회를) 요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언론법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국회임을 감안해 지금까지 대안을 갖고 진지하게 논의해 왔다"며 "그런데 거대 여당이 먼저 결렬을 선언하고 의장석을 점거했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통탄했다.
그는 "우리는 일방적으로 힘으로 처리하려는 어떠한 기도도 막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국회에 야당이 없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이성을 되찾아 본연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연좌 농성중인 민주당 의원 및 보좌진들에게 "뭐라고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며 "지난해 정기국회때 국민들을 받들어 잘 싸워 승리했듯 지금도 하나돼 국민의 뜻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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