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이후…한반도 정세 새 국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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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 이후…한반도 정세 새 국면 맞나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1.05.30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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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 이후 하반기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정일 위원장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남북 비핵화 회담이나 천안함·연평도 도발 사건에 대한 사과 등 선제적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6자회담 조기 재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가 직접 6자회담 조기 재개를 언급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나 정부 당국자들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발언이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미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늘 해오던 말이기 때문에 특별히 유의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관계자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지지한다는 발언이 신화통신에만 소개됐고 조선중앙통신에 없었다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양측의 강조점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의 진정성 있는 발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의 대표적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신화통신에 각각 소개된 두 정상의 발언 외에도 공개되지 않은 이면 합의가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대북소식통은 "북·중 정상회담에 북핵 문제를 책임지는 강석주 내각 부총리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이례적으로 함께 참석했는데, 이는 중국이 북한에 적잖은 압력을 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부총리는 6자회담과 대미외교를 총괄하고 있으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6자회담 수석대표다.

북한의 외교정책을 좌지우지 하는 두 인물이 동시에 북·중 정상회담에 참석했다는 것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 문제가 집중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김 위원장이 방중 일정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간 27일 북한 당국에 체포·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 목사가 석방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과 북미관계 개선 효과를 기대하며 전 목사를 풀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중국 측의 권유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마크 토터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27일(현지시간)정례브리핑에서 '전 목사의 석방이 한반도 정세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석방과 대북 식량지원 문제도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과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해 진전된 이면 합의를 했는지, 원론적 수준의 대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는지는 미국의 대북식량지원 결정 이후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식량을 지원 받은 뒤 남북 비핵화 회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북한이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천안함·연평도 도발 사과 등 선제 조치를 이행하겠다며 남북 비핵화 회담 개최를 받아들인다면 향후 관련국간 외교 노력을 거쳐 연말 6자회담 재개까지 순탄하게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고 무조건적인 대화만을 주장한다면 지금과 같은 교착 상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다음 행보를 기다려 볼 수 밖에 없다"며 "낙관이냐 비관이냐로 나눌 때 현재는 어느 쪽으로든 기운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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