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좌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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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좌절1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4.05.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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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23세 이하(U-23) 한국 축구 대표팀(올림픽 대표팀)은 4월 26일 새벽 2시 30분(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게 패했다. 2대 2로 연장전을 마치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올림픽 대표팀은 10대 11로 져 4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대회 3위까지는 파리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 자격을 얻는다. 일단 준결승까지는 진출해야 본선 티켓을 노릴 수 있었는데,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한 것이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좌절이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84년 LA대회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스포츠조선(2024.4.26.)에 따르면 한국 축구의 첫 올림픽 진출은 1948년 런던대회다. 1952년 헬싱키대회는 재정 문제로 불참했다. 지역예선이 처음으로 도입된 1956년 멜버른대회와 1960년 로마대회는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탈락했다.
또다시 본선 진출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1964년 도쿄대회다. 그리고 긴 늪에 빠져 허우적댔다. 한국은 1968년 멕시코대회부터 1984년 LA대회까지 5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이 부진의 수렁에서 헤어나온 것은 1988년 서울대회부터다. 이후 2020년 도쿄대회까지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더불어 ‘세계 기록’ 보유국이 됐다.
가장 빛난 대회는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2012년 런던올림픽이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며 국민을 기쁘게 했지만, 다가오는 7월 26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선 한국 선수들이 뛰는 축구를 못 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이 134위에 불과한 인도네시아를 이기지 못한 ‘도하 참사’가 벌어져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7경기 27골로 금메달을 딴 걸 창찬한 ‘장하다, 아시안게임 축구 3연패’(전북연합신문, 2023.10.11.)를 쓴 게 엊그제 같은데, 이런 참혹한 결과가 나와 상당히 당혹스럽다. 특히 조별리그 3경기 전승으로 8강에 오른 한국이어서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온다.
한국은 앞서 이번 대회 모의고사라 할 수 있는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응당 파리올림픽행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그래서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좌절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지도 모른다.
비록 최전방과 중원, 수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배준호(스토크시티)·양현준(셀틱)·김지수(브렌트포드) 참가 불발이란 악재가 있었다하더라도 그것이 패인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황 감독은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유럽파 참가 불발에 대해 “답답하고 안타깝다”면서도 “백업 플랜이 있어 큰 문제는 없다. K리그 선수들이 저력과 기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 대표팀의 파리올림픽 진출이 40년 만에 무산되면서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를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컨대 “대한축구협회가 그간 해온 깜깜이, 무리수 행정이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한국일보, 2024.4.27.)이 그것이다.
가령 대한축구협회 공식 SNS 게시글에는 항의성 댓글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규 때문에 대한민국 축구 암흑기다”, “정몽규 회장 당장 나가라”, “정몽규 OUT! 한국 축구 어쩌다 이렇게 됐나”, “이젠 정말 책임을 져야 할 때” 등으로 정 회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대한축구협회의 ‘깜깜이, 무리수 행정’을 되돌아볼려면 클린스만 감독 선임 얘기부터 나와야 하지만, 그 점에 대해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은 잘한 일’(전북연합신문, 2024.2.28.)에서 이미 말한 바 있다. 이후에도 대한축구협회는 태국과의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앞두고 공석이 된 A대표팀 감독 자리에 부랴부랴 K리그 현역 감독 모시기를 하려다 뭇매를 맞기도 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겼다. 졸지에 이른바 ‘투잡’을 뛰게 한 황 감독을 향해 자충수를 두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전적으로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황 감독은 태국과의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서 1승 1무 성적과 ‘탁구게이트’로 촉발된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 국면을 봉합하는 등 나름 성과를 내긴 했다.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좌절로 정작 본업인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소임은 다하지 못한 셈이 됐다.
4월 27일 귀국한 인천국제공항에서 황 감독은 “죄송하다. 결과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인 나에게 있다”라며 “책임을 통감한다. 죄송하다.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은 앞으로 성장해야 한다. 어려운 가운데 최선을 다했다. 선수에 관해서는 비난보다 격려를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지만,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좌절로 인한 충격이 얼른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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