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천성관 인사청문회 '고가 아파트'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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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천성관 인사청문회 '고가 아파트' 공방
  • 투데이안
  • 승인 2009.07.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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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13일 천 후보자의 도덕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 의원들은 천 후보자가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28억여 원에 구입하는 과정에서 지인인 박모씨로부터 15억5000만원을 빌리는 등 금전 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이 부분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증거 자료 제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명확한 의혹 해소될 수 없다. 자료를 제출하라"고 천 후보자를 압박하면서 "거액의 대금을 차용한 것은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춘석 의원은 "박모씨로부터 지난 4월20일 15억5000만원을 담보 없이 차입했다고 하지만 매매계약서에는 이미 3월10일에 집주인 윤모씨에게 3억원의 계약금을 지불한 것으로 돼 있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돈이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아파트 구입과 관련해 수차례에 걸쳐 금융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제대론 된 인사 검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박영선 의원은 "국민들은 검사가 되면 23억5000만원을 쉽게 빌릴 수 있는지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며 "명확한 해명이 안 된다면 포괄적 뇌물죄라 판단하고 금융정보를 추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도 "천 후보자가 구입한 아파트는 전국에서 7번째로 비싼 아파트"라고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

조 의원은 "28억7000만원의 고가 아파트를 23억5000만원의 빚을 무리하게 지고 매입한 것은 천 후보자의 변제능력을 초과한 것 아닌가"라며 "검사 윤리강령에는 채무보증을 서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돼있다. (천 후보자는) 윤리강령을 위반한 것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신중치 못했던 점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천 후보자는 "부동산 매수자와 매도자 간 거래로서 현장에서 이뤄진 거래라 수표로 했다"며 증거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부분을 해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고가 아파트 매입 과정 의혹과 함께 해외 골프여행과 명품 쇼핑, 아들 예금액 증가 등과 관련한 의혹도 제기했다.

박지원 의원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8월 해외 출국 당시 박씨와 함께 골프채를 갖고 같은 비행기를 탄 기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천 후보자는 '그런 적이 없고 박씨와는 아무 관계도 아니다'며 해명했지만 박 의원은 곧바로 천 후보자 부인의 고가 명품 구입 의혹을 제기하며 몰아붙였다.

박 의원은 "관세청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부인이 2008년 1월부터 5월까지 세 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면세점에서 고가의 명품을 구입했다"며 "2008년 2월11일에는 부인과 박씨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똑같이 3000달러짜리 명품 핸드백을 샀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검사로서 해외 골프여행과 부인의 고급 사치품에 대해 포괄적 뇌물죄로 기소할 의향이 있느냐"고 질문했고, 천 후보자는 "(박씨와는) 절대 그런 관계가 아니다. (기소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박영선 의원은 "2006년 아들의 총 급여가 885만원이었지만 신용카드 사용액은 1084만원이고 예금액은 2200만원이었으며 2007년 예금액은 4700만원, 2008년 예금액은 7100만원이었다"며 천 후보자 아들의 급여보다도 많은 예금액이 해마다 늘어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아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한 부분은 회사에서 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천 후보자를 옹호하며 야권의 공세를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주성영 의원은 "검찰 공직 24년 동안 14~15억원의 재산은 보기 드물게 청렴하게 살아온 것"이라며 "아파트 한 채가 문제인데 나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공안 검사 전력에 대해서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에 국가의 부름에 따라 묵묵히 일해 온 천 후보자를 변호해주고 옹호해주는 것이 마땅하다"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손가락질 받아야 할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홍일표 의원은 "친동생과 박모씨 등이 천 후보자에게 5억원과 15억원을 각각 빌려줄 만한 재력이 있는지만 해명되면 특별히 이의를 달 문제도 아니다"라며 천 후보자의 입장을 변호했다.

손범규 의원은 "박씨에게 갚고 남은 8억 원에 대해서도 갚을 능력이 있다"며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천 후보자는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시인했다.

천 후보자는 "자녀 진학을 위해 위장전입하지 않았냐"라는 박지원 의원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해 이 부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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