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입학금 80%, 운영비 등 다른 용도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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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입학금 80%, 운영비 등 다른 용도로 썼다
  • 전광훈 기자
  • 승인 2017.10.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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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첫 사립대 입학금 실태조사

사립대 입학금 가운데 실제 입학업무에 쓰인 돈은 약 15%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약 80%는 대부분 대학 고유업무에 지출했다.

교비에서 지출해야 할 비용을 입학금으로 대신 충당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교육부는 사립대학 입학금의 단계적인 감축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달 사립대 입학금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에는 전국 4년제 사립대 156개교 중 80개교가 참여했다.

분석결과, 입학금이 가장 많이 쓰인 곳은 일반운영비였다. 33.4%를 입학업무와 관련 없는 일반운영비로 사용했다.

부족한 대학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 등록금처럼 걷어서 교비로 사용했다는 의미다.

신·편입생 장학금 지급에도 20.0%를 지출했고, 14.3%는 대학 홍보비로 사용했다. 14.2%는 입학 관련 부서 운영비에 썼다.

대부분 대학 본연의 업무에 해당하거나 교비로 지출해야 할 항목들이다. 홍보비는 '입학전형료'에서도 지출하고 있다.

학생수가 1만명 이상인 지방 소재 대규모 사립대의 입학금 사용내역을 보면 약 90%를 입학업무가 아닌 다른 곳에 지출했다.

반면 입학식 등 행사비로는 8.1%(3억2970만원)를 썼고, MT 등 학생지원경비로 2.8%(1억1293만원), 인쇄출판비로 120만원을 사용했다. 10.9%만 입학 관련 고유업무에 사용한 셈이다.

대학 입학금이 실제 사용되는 실태가 처음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사립대에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립대 중 최초로 입학금을 낮추기로 한 원광대는 내년 신입생부터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80%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입학업무에 필요한 최소경비를 자체 분석해 책정했다.

한편 올해 국공립대의 평균 입학금은 14만95000원이지만 사립대는 평균 77만3500원에 달한다.

대학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다. 이미 41개 국공립대는 내년부터 신입생 입학금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사립대는 "정부에서 입학금 감축 또는 폐지에 상응하는 재정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면, 전향적으로 (입학금 감축 또는 폐지를)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10개 사립대 기획처장으로 '사립대 입학금 제도개선을 위한 협의회'를 구성해 단계적 폐지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내년부터 5~6년 동안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폐지하되 재정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국가장학금 2유형 등 재정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13일 사총협 회장단 소속 대학의 기획처장 20여명과 함께 사립대학의 입장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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