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그 때 뿐…단체장 한 마디에 사라지는 실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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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그 때 뿐…단체장 한 마디에 사라지는 실업팀
  • 투데이안
  • 승인 2010.12.0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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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장 말 한 마디에 3개 종목 3개 팀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기가 막힐' 일이 벌어졌다.

전북 정읍시는 재정 압박을 이유로 그동안 운영해왔던 핸드볼팀과 검도팀을 해체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완주군청도 같은 이유로 인라인롤러팀을 해체한다는 입장을 전북체육회에 구두로 통보해왔다.

정읍시청이 육성하고 있는 핸드볼팀은 지도자 1명과 선수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 팀에는 최근 정읍여고 핸드볼 선수였던 고3 학생 5명이 입단 전 절차를 밟고 현재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한 마디 말로 현역 선수는 물론, 앞으로 정읍시청 핸드볼팀에서 뛰게 될 고교 선수까지 모두 설 곳을 잃었다.

지도자 1명과 선수 5명으로 구성된 정읍시청의 검도팀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제 선수로서 죽도를 들 수 있는 날이 다시 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읍시청 핸드볼팀과 검도팀은 올해 전국체전에서 각각 208점과 243점을 획득, 7년만에 종합 9위를 차지한 전북에 큰 힘을 보탰다.

완주군청 인라인롤러팀의 공헌은 더 크다. 이 팀은 최근 3년간 금 2, 은 2, 동 2개 등 총 6개의 메달에 1100여점의 점수를 획득, 전북의 체전 성적에 적지 않은 힘이 됐다.

하지만 재정상 어렵다는 이유로 해체를 결정한 군수의 결정에 따라 소속 없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전북지역의 엘리트 체육 실업팀은 총 36개. 이 가운데 기업체에서 육성하고 있는 팀은 4개팀이고, 도청과 도체육회에서 각각 5개팀을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22개팀은 무주군과 진안군을 제외한 12개 시·군에서 육성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역세가 열악한 무주와 진안도 최근에는 기업체 방문 등을 통해 팀 창단에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정읍시와 완주군이 기존에 있던 팀을 해체한 것은 재정 부담 이유 한가지다.

이들 지자체는 팀 운영 초기와 달리 도비 지원이 10% 미만으로 줄어들면서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이 때문에 팀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거의 떠맡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의 압박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팀의 전격 해체를 통보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체육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더욱이 정읍시와 완주군의 팀 해체 결정은 도비 지원에 불만을 품고 있는 다른 지자체의 도미노 해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체육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고환승 전북체육회 사무처장은 "자치단체가 육성하는 팀의 해체는 어린 꿈나무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막는 것이고, 나아가 전북 체육과 대한민국 체육의 설 땅을 잃게 하는 것"이라며 "선수들이 마음 놓고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기업체의 이해와 관심, 지원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막을 내린 광저우 아시아 경기대회에서 전북 출신 선수들은 금 8, 은 7, 동 10개를 획득하며, 대한민국의 종합 2위 성적에 큰 역할을 했고, 그 바탕에는 실업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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