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의 꿈'은 무너지는데…체육회는 승진에 '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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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의 꿈'은 무너지는데…체육회는 승진에 '혈안'
  • 투데이안
  • 승인 2010.12.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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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등 전북 지자체들의 잇딴 실업팀 해체로 엘리트 체육인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가운데, 전북체육회가 수 년 동안 공석이었던 차장 직위에 대한 승진 작업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전북체육회에 따르면 최근 3년여 동안 공석으로 돼 있던 차장 직위에 대한 승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공석으로 돼 있는 직위에 대한 인원을 충원할 필요성이 있다'는 도의회 일부 의원의 지적과 7년 만에 전국체전에서 10위권 내 성적을 거둬 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명분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전북도와 각 경기단체 등 외부 인사들은 물론, 체육회 내부에서 조차 차장 승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해 승진을 강행할 경우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특히 전북지역에서는 최근 정읍시와 완주군이 육성 중이던 실업팀을 해체, 체육회가 실질적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음에도 체전 성적 향상 등을 거론하며 승진을 추진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해체된 팀은 정읍시 핸드볼과 검토팀, 완주군의 인라인롤러팀으로 해당 팀에서 활동하던 선수와 지도자들은 당장 갈 곳을 잃는 아픔을 겪고 있다.

차장 승진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강한 것은 '낙하산 인사'에도 있다. 전북체육회의 차장 직위가 3년여 동안 비워져 있던 것도 이 문제에서 비롯된다.

민선4기 출범 후 전북체육회는 폐지됐던 상임부회장직을 부활시켰고, 이 자리에는 도지사의 핵심 선거캠프 인사가 앉았다.

사무처장에는 느닷없는 공모제가 도입돼 외부 인사가 처장 자리를 차지했다. 수 십 년 체육회에서 근무했던 기존의 차장은 자리를 잃고 체육회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체육회가 직원 사기 진작을 거론하며 차장 승진을 논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다.

익명을 요구한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고위직은 외부 인사가 차지하고, 체육 발전을 위해 수 십 년 체육회에서 근무한 직원은 처장도 못해보고 자리를 떠나는 처지에 사기 진작을 논한 것 자치가 우스운 일"이라며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최근 광주광역시체육회는 모범적 선례를 남겼다. 전북의 차장급과 같은 부장을 사무처장으로 내정했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체육계는 대부분 환영하는 입장이다.

광주광역시체육회 관계자는 "체육회 내부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근무 의욕 고취 등을 위해 부장의 처장 승진은 매우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고위직들의 낙하산 인사가 이어진다면 직원들의 사기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환승 전북체육회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체전 성적이 10위권 밖으로 벗어나 과장 중 1명을 차장으로 승진시킬 수 없었다"면서 "최근 도의회에서도 지적이 나온 만큼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차장 승진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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