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직접 방중…북미관계 개선 타진할 듯
상태바
김정일 직접 방중…북미관계 개선 타진할 듯
  • 투데이안
  • 승인 2011.05.21 0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일 새벽 중국을 전격 방문한 인물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자인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아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 위원장이 이날 새벽 중국 투먼(圖們)으로 향했고, 김정은 부위원장 동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새벽 열차가 투먼에 도착했고 지난해 김 위원장이 두 번이나 방중 했는데 또 오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김정은 방중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열차에 내려 무단장(牧丹江)숙소로 들어간 사람은 김정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 김정일 방중 배경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5월과 8월에도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만나 나선경제특구에 대한 중국의 투자와 후계자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문제를 논의했다.

김 위원장이 9개월 만에 또 다시 중국을 찾은 것은 자신이 직접 나서 북미관계 개선을 비롯한 대내외 정세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고서는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열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 길에 후진타오 주석과 만나 남북대화와 북핵 문제 및 6자회담 재개 방안을 협의하고 중국으로부터의 경제지원과 미국과의 관계개선 문제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창춘-지린-투먼 집중 개발을 위한 '창·지·투(長吉圖)계획'의 핵심지역을 둘러보고 북중 경제협력을 더욱 활성화 시키는 문제도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남북대화와 6자회담 재개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통해 보낸 '남측 및 국제사회와 어떤 주제든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메시지의 내용을 재확인하고 대화 의지를 거듭 밝힐 가능성도 높다.

◇ 후계 기반 마련위해 '실리외교' 방점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북미관계 개선과 북중 경제협력 문제는 후계자 김정은이 홀로 가서 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후계자의 '상견례'가 아니라 실리"라고 강조했다.

이 전 차관은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권력이 넘어가던 시기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김 위원장에서 김정은으로 넘어가는 상황은 안팎이 어렵다"며 "김정은에게 쉽게 모든 것을 넘겨주지는 않으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후계자 김정은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하는 동시에 자신은 당 총비서에 재추대되도록 하는 등 유일영도체제를 강화시켰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김정은에게 국방위원회 고위직을 물려 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인사에서 제외시켰다.

김 위원장은 후계체제를 '속도전'으로 진행하는 대신 북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대내외적 정세를 안정시켜 김정은이 자신의 사후에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정은에게 올해 안에 북한의 주요 2인자 자리를 모두 넘겨 주고 김 위원장은 뒤로 물러앉을 가능성은 낮다.

한 대북 전문가는 "섣불리 김정은에게 모든 것을 떠넘겨, 만일 공언한 대로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데 실패했을 때 따를 정치적 부담까지 물려주지 않으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북한학과)는 "후계체제 가속화에 따른 조기 레임덕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려 중국을 방문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오랜 친분을 쌓은 후진타오 주석이 현직에 있는 2012년까지 자주 중국을 오가며 밀도 있는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