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붕괴를 막으려면 가정폭력부터 근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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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붕괴를 막으려면 가정폭력부터 근절해야
  • 김설
  • 승인 2016.08.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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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경찰서 모양지구대 순경 김설

여느 때처럼 주취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식당에서 만난 한 중년 남자는 술에 취해 아내를 찾고 있었다. 그곳에서 일하던 어린 아내는 이미 일을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기고 난 후다. 세계화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에 외국인 유입이 증가되고 특히 농촌을 중심으로 결혼이주여성이 늘면서 여러가지 사회문제가 동반되고 있다. 의탁할 곳 하나 없는 타국에서 그녀들은 왜 집을 나가는 걸까?

현재 다문화가정 부부들의 갈등은 일반 부부들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이혼상담 통계결과 아내가 외국인인 747쌍의 다문화가정 가운데 34.7%인 259쌍의 부부가 별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다문화사회로 진입했다고는 하나 원만한 부부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문화사회의 정착과 결혼이주여성 및 그 가족의 문제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할 사회적 과제다. 주로 그들 부부가 겪는 언어·문화적차이, 나이 든 남편과 어린 신부 사이의 세대차이, 가정폭력, 교육수준 차이, 열악한 경제상황 등이 다문화가정의 갈등요인이다. 특히 가정폭력은 이주여성이 한국사회에 정착하고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힘들게 해 다문화가정을 붕괴에 이르게 하는 심각한 문제다. 이를 반증하듯이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문제는 더이상 집안일이 아니라 경찰이 적극 개입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따라서 경찰의 초기대응이 다문화가정 내 폭력을 예방하고 제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보인다.

근래 현장결찰관의 가정폭력에 대한 대응이 매뉴얼에 따라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그 이후 전문적인 교육과 피해자 정착지원 등 타 기관과의 연계가 미흡한 부분은 좀 더 개선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에 대한 여러가지 법적·제도적 정비와 아울러 사회인식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며, 이러한 경찰의 노력이 가정폭력 예방을 통해 향후 안전한 다문화 사회 정착에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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