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찬의 감성일기>들깨잎 향으로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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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찬의 감성일기>들깨잎 향으로 시간여행
  • 이희찬
  • 승인 2016.11.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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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찬 논설위원

들깨밭 지나칠 때
어머니 젖내 같은 낯익은 향에 이끌려

며칠 전 먹은 깻잎장이
콧속을 자극하는 생깻잎으로
병치회를 싸먹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들깨양념 넣은 가지나물이 맛있었고
보리밥에 열무김치와 들기름 넣고
고추장과 함께 비벼먹었던
추억 또한 아련하다
 
어느새 까마득 잊고 있었던
어머니 생각도 절로 나
들깨다발 두드리는 모습 눈에 선하고
아궁이에 마른 들깨가지 떼서 밥짓던
어머니 옆에 쪼그리고 앉았으면
들깨향과 함께 타는 소리가 좋았고
어찌 그리 따뜻했던지
그리움이
떠나는 배를 향해
눈물 훔치며 목메이는
섬마을 아낙네의 애절함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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